강남권과 한강벨트를 넘어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15억 원 턱밑까지 치솟고 있다. 15억 원을 초과하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만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전용 84㎡는 이달 9일 14억 6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에도 14억 원 중후반대 거래가 9건이나 이어지는 등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노원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달 14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 13억 원 중반대 실거래가 아직 다수를 차지하지만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빠르게 15억 원 선에 근접하는 분위기다.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대림1·2차 e편한세상 전용 84㎡ 역시 지난 3월 14억 6500만 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쓴 뒤 이달까지 14억 원 중후반대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민평형 15억 원 가격대는 강남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선호 지역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그 경계가 서울 외곽 지역으로까지 넓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꼽힌다. 현행 규정상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반면 15억 원을 초과하면 한도가 4억 원으로 줄고, 25억 원을 넘어서면 2억 원까지 떨어진다. 15억 원이라는 가격 구간 하나가 실질 매수 가능 여부를 가르는 기준선이 되는 셈이다.
이미 국민평형 평균 매매가격이 강남구 31억 4000만 원, 서초구 29억 원, 송파구 23억 6000만 원 수준(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 기준)까지 올라선 상황에서, 강남권 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수요가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핵심 지역 집값이 이미 크게 오른 데다 대출 문턱까지 높아진 탓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외곽으로 매수세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에서 밀려난 수요가 마포 등 한강벨트로 옮겨갔던 것처럼, 이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같은 외곽 지역으로 다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외곽 가격까지 올라가면 수요가 경기권으로 이어지는 연쇄 이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