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만선' 돌파론 확산…금리 인상 우려가 변수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질주하고 있다. '7천피'에 오른 지 불과 13거래일 만에 '8천피'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증권가 일각에서는 '1만선'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기업가치 재평가에 힘입어 오름세를 이어온 코스피가 이제는 상장사 전체의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한 '실적 장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그 배경이다.

26일 하나증권은 2027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을 853조원으로 잡고, 2010년 이후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96배를 적용할 경우 지수가 1만380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는 연초 전망치인 356조원에서 140%가량 올려 잡은 수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7년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이미 885조원에 달해 하나증권 추정치마저 웃도는 수준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코스피가 내년도 순이익을 선반영한다면 시장 시가총액은 8499조원까지 커진다"며 "PER 재평가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현재 이익 추정치가 실현되면 코스피는 1만선을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LS증권도 이날 코스피 상단 전망을 기존 8000에서 1만으로 올렸다. 금리 인하 가능성과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 증권사는 1만선을 넘어 1만1000 이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증권은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1만2000선까지 가능하다고 봤고, 유안타증권은 강세장 전망치로 1만1600을 내놨다. 글로벌 증권사 중에서는 노무라증권이 지난 20일 올해 코스피 밴드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대폭 상향했다.

코스피 '1만선' 돌파론 확산…금리 인상 우려가 변수
ⓒ 매일경제

다만 지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 처음 4천피를 기록한 뒤 올해 1·2월에 각각 5000선과 6000선을 넘었고, 이달 들어서는 7000선과 8000선을 잇달아 돌파했다. 증권가 전망치가 지수 상승 속도를 뒤따라가는 형국이다.

이번 강세장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대형주 쏠림은 역설적으로 향후 시장의 취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30만원 선을 돌파하며 우선주 포함 시가총액이 1900조원에 근접했다. 메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에 육박하는 규모다. AI 투자 사이클이 국내 증시 재평가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만큼, 이 흐름이 꺾이는 순간 조정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강세장이 지속되려면 유동성 확장과 기업 이익 증가가 동시에 유지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시장은 유가 상승 부담을 AI·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세로 흡수하고 있지만, 유가가 재반등하고 금리가 높아지면 강세장 종료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AI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거나 하이퍼스케일러의 재무 부담이 부각될 경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남아 있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부채를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AI 투자가 기술주 내부의 성장 스토리를 넘어 금리와 신용시장의 영향을 받는 거시 변수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도 주목된다. '1만피' 돌파론이 힘을 받는 만큼, 고금리와 AI 거품론이라는 복병을 시장이 어떻게 넘어설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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