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이른바 '트릴리언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1위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차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47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27% 급등한 26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약 1543조원(약 1조586억 달러)에 달했다.
시총 1조 달러는 전 세계 증시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이정표로, 삼성전자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단 13개 기업만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기업가치가 높은 곳은 엔비디아(4조7800억 달러), 알파벳(4조6800억 달러), 애플(4조17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조600억 달러), 아마존(2조9400억 달러), 브로드컴(2조200억 달러), TSMC(1조8600억 달러), 아람코(1조7900억 달러), 메타플랫폼(1조5400억 달러), 테슬라(1조4600억 달러) 순이다. 삼성전자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월마트를 제치고 세계 11위에 올랐다.
실적도 눈부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썼다. 회사 전체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57조23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6.1% 급증했고, 매출은 133조8734억원으로 69.2% 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글로벌 시총 순위 16위(시총 7800억 달러)에 자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는 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글로벌 AI 투자 붐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특히 두 국내 기업의 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타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94%, SK하이닉스는 145% 각각 상승했다.
뉴욕 소재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통신에 "1조 달러라는 기준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실질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경기 순환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중국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가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바 있으나, 이후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전례가 있어 이번 삼성전자의 안착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