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생산자물가 28년 만에 최대 상승…석유·반도체 동반 급등에 인플레 경고등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반도체 가격 강세가 겹치면서 지난달 국내 생산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28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선행지표인 만큼, 향후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6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으로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9% 오른 수치다. 월간 상승 폭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2.5%) 이후 약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4월 생산자물가 28년 만에 최대 상승…석유·반도체 동반 급등에 인플레 경고등
ⓒ한국은행

품목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전월보다 31.9% 오르며 두 달 연속 30%대 급등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3.9% 상승한 것으로, 러·우 전쟁 직후인 2022년 6월(83.3%) 이후 3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한국은행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제트유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인해 3월에 반영되지 못한 국제가격 상승분 일부가 4월에 추가 반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따른 반도체 호황도 물가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가격은 전월보다 13.9%, 1년 전보다 118.6% 각각 뛰었다. 특히 D램은 전년 동월 대비 396.0% 폭등했으며, 컴퓨터기억장치도 180.4% 올랐다. 이로 인해 최신 IT 기기 출고가 인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농산물(-4.0%)과 수산물(-3.2%)이 내리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서비스물가는 항공 부문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서비스 전체가 전월보다 0.8% 상승한 가운데, 운송서비스는 1.6% 올랐다. 국제항공여객이 12.2%, 항공화물이 22.7% 뛰며 상승을 주도했다. 금융 및 보험 물가는 전월 대비 3.0%, 전년 동월 대비 26.2% 올라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식시장 활황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1년 전보다 119.0% 급증한 영향이 컸다.

수입품을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원재료(28.5%)와 중간재(4.3%)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전월 대비 5.2%, 전년 동월 대비 9.9% 올랐다. 원재료 가격 급등은 향후 중간재와 최종재 가격에도 비용 압력이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 7.0% 상승해, 에너지 요인을 빼더라도 물가 오름 압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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