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경보등…민간·공공 지표 동시에 5년 만의 최고치, "2026~2027년 충격 본격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8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민간·공공 수급 지표까지 동반 악화되는 이중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축 단지의 첫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2026~2027년부터 시장가 충격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지금의 전세난이 단순한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 전세시장 경보등…민간·공공 지표 동시에 5년 만의 최고치, "2026~2027년 충격 본격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8285건에 그쳤다. 한 달 전(1만363건)보다 20.1%, 1년 전(1만2727건)보다는 34.9% 급감한 수치다. 이는 2017년 11월(8263건) 이후 가장 낮은 거래량으로,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극심했던 2020년 하반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당시 2020년 7월 1만4099건이던 거래량이 9월 9193건까지 떨어졌지만, 8000건대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거래 급감과 함께 수급 불안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일제히 치솟았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4월 서울 주택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9.4로 전월(115.2)보다 4.2포인트 올라 2021년 9월(121.4) 이후 4년 7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전세수급지수(5월 둘째 주 113.7)와 KB부동산의 서울 전세수급지수(5월 둘째 주 182.7)도 각각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전세 거래량 급감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이다. 올해 1월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예고되고 비거주 1주택 보유세 강화 방침이 공언되자, 임대 물량이 매매 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5월 9일 중과 유예 시한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매 매물로 전환한 결과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아실 기준)은 1월 말 2만2000건대에서 4월 말 1만5000건대로 석 달 만에 7000건 가까이 사라졌다. 양도세 유예 종료 이후 매매 매물이 3000건 이상 줄었음에도 전세 매물 증가는 약 1000건에 그쳤다. 매매 물건이 빠져나가도 전세 공급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세입자들은 매물 실종, 전셋값 상승, 대출 규제가 동시에 덮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강북으로 이사를 준비 중인 30대 이 모 씨는 "한 달 전부터 중개사무소에 매물이 나오면 연락달라고 해뒀는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마음에 드는 전세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 같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이 해소될 만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 낀 주택 매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정책이 오히려 2년 뒤 전세 물량을 추가로 줄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입자가 있는 토허구역 주택을 매수하면 2년 뒤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공급되는 전세 물량이 2년 후에는 사라지게 된다"며 "전월세 시장의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권 사용률이 올 1월 57.1%에서 50.6%로 빠르게 낮아지는 등 임차인 보호 안전장치도 약해지고 있어, 신축 단지 첫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2026~2027년부터 시장가 충격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단기간에 재편되면서 전세 매물이 급격히 줄어든 게 전세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한다면 결국 매매시장 가격 자극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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