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일수록 더 유리…8·13 정비사업 단축, 노원·도봉 '활짝' 여의도는 '글쎄'

서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8·13 주택공급대책이 나오면서, 어느 사업장이 얼마나 혜택을 받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 진행 단계가 초기일수록 이번 대책의 효과를 크게 누릴 것으로 분석한다.

사업 초기일수록 더 유리…8·13 정비사업 단축, 노원·도봉 '활짝' 여의도는 '글쎄'
ⓒ 여의도 일대 아파트 전경 [머니투데이]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약 23만4000가구를 차질 없이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핵심은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수립을 병행하고, 정비계획 입안 동의를 조합설립 동의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절차도 동시 추진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절차 단축 효과가 가장 두드러질 곳은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단지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원·도봉권의 상계주공3단지·한신동성·창동주공4단지 등이 현재 신속통합기획 자문 단계에 있으며, 최근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창동주공18단지도 자문 신청을 준비 중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이들 단지는 정비계획 입안 과정에서 확보한 주민 동의를 조합설립 동의로 갈음할 수 있어, 현재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했던 절차를 통합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재개발 구역 중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주목받는다. 성수1~4지구 모두 현재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에 있다. 특히 통합심의를 완료한 성수4지구는 사업시행인가를 눈앞에 두고 있어, 관련 총회를 병행 추진할 경우 개정안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성수4지구의 착공 목표 시점을 2031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202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올해 5월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은평구 불광8구역도 수혜 예상 단지로 꼽힌다.

반면 사업 후반부에 진입한 단지들은 이번 대책의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5월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마쳤다. 절차 단축이나 초기 사업비 융자 연장 등의 혜택은 해당 단지에 이미 실효성이 없다. 다만 오는 10월 이주를 앞두고 있어 이주비 대출 부문에서는 혜택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이주비 대출 담보가치 산정 기준을 종전자산과 종후자산 평가액 중 높은 금액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1월에는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도 신설할 예정이다. 또한 2028년까지 착공하는 정비사업장에는 공공기여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에서 100%로 높이고, 재개발 현금청산자 부동산 취득 시 취득세 감면 혜택도 제공한다.

법 개정과 서울시 통합심의가 연계되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건축·경관·교통 등 개별 심의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 남은 절차가 많은 초기 사업장일수록 혜택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현장에서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온다. 정비업계 일각에서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해도 심의나 협의 과정에서 병목이 발생하면 체감 효과는 결국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사업기간 단축 여부는 법 시행 시점과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처리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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