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 속 외국인 5거래일간 24조 순매도…반도체 대형주 집중 매도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닷새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매도 금액만 24조 원을 웃돌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급격한 지수 상승에 따른 일시적 차익 실현 매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3% 상승한 7844.01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여섯 번째 사상 최고가 경신이다.

코스피 '불장' 속 외국인 5거래일간 24조 순매도…반도체 대형주 집중 매도
ⓒ연합뉴스

코스피는 지난 1년 사이 경이로운 속도로 상승했다. 지난해 4월 미국 관세 충격으로 2293.70까지 밀렸던 지수는 같은 해 6월 3000선을 재탈환했고, 10월에는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4000에서 5000까지 3개월, 5000에서 6000까지는 한 달 남짓이 걸렸으며, 지난 6일에는 7000선마저 넘어섰다.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이 되기까지 18년 4개월, 2000에서 3000까지 13년 5개월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4309.63) 대비 전날 종가(7844.01) 기준 상승률은 약 82%로,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상승장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인데,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곳 역시 이 반도체 투톱이다.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11조 3890억 원 순매도)였고, SK하이닉스(10조 60억 원 순매도)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4일과 6일에는 각각 2조 9957억 원씩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7일을 기점으로 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일별 순매도 금액은 7일 6조 7279억 원, 8일 5조 1519억 원, 11일 2조 9110억 원, 12일 5조 5195억 원, 13일 3조 7950억 원으로, 5거래일 합산 순매도 규모는 24조 1056억 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적 시각 전환보다는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에 따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권순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매도 압력 속에서도 큰 폭으로 올랐다"며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주식을 팔아도 절대 금액 기준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대규모 순매도는 적극적인 포지션 축소가 아닌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수요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AI 관련 주도주들이 차익 실현 압력에 따른 숨 고르기와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직면하더라도 기존의 비중 확대 포지션을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통합계좌(Omnibus Account) 출시에 따른 신규 자금 유입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 제도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국내 증시 접근성을 크게 넓혀 줄 것으로 기대된다. 권 연구원은 "주요 브로커리지 예탁 자산의 20%에 접근성이 열리고, 미국 가계의 해외 주식 비중 가운데 2%가 국내로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중기적으로 약 30조 원의 신규 자금 유입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담 요인도 여전하다. 한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에 대한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단기 저항선인 4.5%를 돌파할 경우 증시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AI·반도체 쏠림 현상의 지속성이 중요한 변수이지만, 미국 금리 향방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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