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18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 양측을 잇따라 면담하며 중재에 나선 결과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중노위 중재 아래 마라톤 교섭을 벌였으나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중노위는 이후 14일 양측에 16일 회의 재개를 요청했지만,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노사 모두 동의하면서 닷새 만에 다시 협상이 성사됐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며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구성원들에게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전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을 만나 노측 요구 사항을 청취한 데 이어, 이날은 삼성전자 경영진과 면담하며 이견 조율에 나섰다.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 노조 사무실에서 사전 미팅을 가졌다. 최 위원장과 사측의 새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피플팀장(부사장)이 자리에 참석했다. 기존 대표교섭위원이었던 김형로 부사장은 노조 요구에 따라 교체됐으나, 교섭 과정의 연속성을 위해 노조 동의를 얻어 발언 없이 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사전 미팅에서 양측은 성실 교섭을 이어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여 팀장이 노사 신뢰가 손상된 점을 사과하고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으며, 자신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18일 본회의를 앞두고 노사는 각자의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주말 내내 회의를 이어가며 노조 요구안에 대한 수용 범위와 교섭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회장도 귀국 직후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기준과 상한 폐지의 영구 명문화다. 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고, 현행 '연봉 50%'인 성과급 상한을 영구적으로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의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2차 사후조정이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18일 중노위 회의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