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합의국 산업기계 세율 10%p 인하…한국 수출업계 숨통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체계를 손질하면서 한국산 지게차·불도저 등 이동식 산업기계에 대한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내려갔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한미 관세합의 이후 고위급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232조 감면을 요구해 온 성과가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관세합의국 산업기계 세율 10%p 인하…한국 수출업계 숨통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미국 정부는 1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조치를 개편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관세합의를 체결한 국가에서 수입되는 일부 이동식 산업기계의 세율을 낮추는 것으로, 한국·일본·대만·영국·EU 회원국 등이 인하 혜택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관세합의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동일 품목은 기존 25%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

관세 인하 혜택을 받는 품목은 지게차, 불도저, 트랙터 등 이동식 산업기계로, 아르헨티나·에콰도르·엘살바도르·과테말라·리히텐슈타인·스위스도 합의국 자격으로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아울러 농업용 장비와 공조설비(HVAC 시스템)의 경우 관세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25%에서 15%로 세율이 낮아진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산업 기반 재건을 위한 단기 투자를 촉진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서는 미국산 원자재 사용 요건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외국산 제품에 미국산 철강·알루미늄이 중량 기준 95% 이상 사용돼야 10%의 우대 관세율을 적용받았지만, 이번 조치로 그 기준이 85%로 낮아졌다. 또한 철강·알루미늄·구리 중량이 제품 전체의 15% 미만인 품목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관련 행정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번 개편이 모든 품목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232조 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알루미늄 인쇄판과 철제 랙이 이번에 파생상품으로 새로 지정되면서 25%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아울러 25% 관세가 유지되는 일부 품목의 경우, 종전 함량가치 기준 과세 방식에서 완제품 전체 가격 기준으로 과세 체계가 바뀌면서 오히려 관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업종별 영향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관세율은 오는 6월 8일부터 적용되며 2027년 12월 31일까지 약 1년 반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개편으로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미 수출 규모를 약 23억 달러로 추산하며, 관계부처와 업종별 협회가 참여하는 긴급 회의를 열어 품목별 영향과 업계 애로사항을 점검했다. 정부는 향후 관련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 기반인 농민층의 표심을 염두에 두고 농기계 관세를 낮췄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232조 개편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유지해 온 금속 관세 체계의 틀은 그대로 두되, 미국 내 제조·농업·산업 현장에 직결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부담을 선별적으로 덜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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