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25개 역세권 전면 개방…용적률 최대 1300%로 5년간 10만 가구 공급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중심의 주택 공급 전략에 새 축을 추가했다. 5기 시정의 핵심 과제로 역세권 복합개발을 내세우며, 서울 전체 325개 역세권을 대상으로 용적률 규제를 대폭 풀어 향후 5년간 약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325개 역세권 전면 개방…용적률 최대 1300%로 5년간 10만 가구 공급
ⓒ 매일경제

서울시는 자치구로부터 역세권·간선도로변 복합개발 사업 제안을 받아 다음 달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3 지방선거 승리 이후 공표한 '100일 프로젝트'에서 역세권 활성화 사업 확대를 주거·부동산 분야 핵심 과제로 지목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전략의 출발점은 기존 공급 방식의 한계 인식이다. 재개발·재건축은 오랜 주택 공급의 주력 수단이었지만, 복잡한 소유 구조와 정비 절차로 인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반면 역세권 개발은 교통망이 이미 갖춰진 입지에서 주거·업무·상업 기능을 복합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라, 소유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사업 구조는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가장 공격적인 방안은 환승역세권을 대상으로 한 '성장거점형 도심복합개발'이다. 환승역 반경 500m 이내에 용적률 최대 1300%를 허용해 주거·업무·상업·문화 기능을 함께 담는 초고밀 복합시설을 짓는 방식으로,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나 싱가포르 마리나원 같은 해외 복합개발 사례를 모델로 삼았다. 5년간 35곳의 신규 대상지 발굴이 목표다.

기존 153개 역에 한정됐던 상업지역 용도 상향 권한은 서울 전체 325개 역세권으로 확대되며, 5년간 100곳을 추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가가 낮아 사업성이 떨어졌던 11개 자치구에 대해서는 공공기여 비율을 증가 용적률의 50%에서 30%로 낮춰 민간 참여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공급 목표를 기존 127곳 12만 가구에서 366곳 21만2000가구로 대폭 확대하고, 인허가 절차도 5개월 이상 단축한다.

새롭게 도입되는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은 역과 역 사이 간선도로변을 개발 대상에 편입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폭 35m 이상의 주요 간선도로변을 최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상향해 청년창업·주거·상업·생활시설이 결합된 복합공간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 경우 적용 가능한 용적률은 최대 800%다. 5년간 60곳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개발에서 소외됐던 간선 도로변에 업무시설과 생활 편의시설을 촘촘히 배치해 서울 어디서든 역세권 수준의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별 공급 물량을 합산하면 5년간 약 9만8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추산이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복합개발 구조이지만 연면적 기준으로 주거 비중이 40% 안팎에 달하는 만큼 실질적인 주택 공급 효과도 적지 않다고 서울시는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사업지는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온수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지하철 1·7호선 온수역 인근에 최고 43층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로, 공동주택 2071가구와 상업·문화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이달 초 통합심의를 통과한 남성역A 사업도 지하철 7호선 남성역 북측에 최고 37층 주상복합단지를 조성하며, 아파트 659가구와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문화시설이 배치되고 역 출구도 신설된다.

관건은 강남 집중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현재 선정된 역세권 활성화 사업지 73곳 가운데 동남권이 29곳(39.7%)으로 가장 많고, 서남권 19곳, 동북권 15곳, 서북권 5곳 순이다. 민간 사업자가 수익성을 좇아 강남권에 쏠리는 구조적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시는 공공기여 부담을 낮춘 비강남권 11개 자치구에서 얼마나 민간 제안이 들어오느냐가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인 만큼 정책 취지에 맞는 지역을 함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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