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환율 장기화에 '경영자금 지원' 카드… 피해 기업 실탄 지원 방침

원·달러 환율이 151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수입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경영안정자금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융지원뿐 아니라 기금운용계획 변경까지 열어두며 재원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고환율 장기화에 경영자금 지원 카드… 피해 기업 실탄 지원 방침
ⓒ 구윤철 부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전남 해남에서 진행된 '5극3특' 산업현장 방문 기자간담회에서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서민과 수입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지원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환율 수준을 직접 끌어내리는 조치보다, 고환율로 인한 피해를 입은 기업과 서민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자재와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수입 중소기업은 환율 상승분을 고스란히 비용으로 떠안는 구조다. 납품 단가에 이를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일수록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운전자금 압박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앞서 인천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중동 수출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별도 공고하는 등 지역 단위의 긴급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정부 차원의 기금 운용 변경 검토는 이 같은 현장 수요에 응답하는 성격으로 해석된다.

환율 흐름과 관련해 구 부총리는 안정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및 후속 절차를 거론하며 "중동 상황이 개선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다시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이러한 요인들이 맞물리면 환율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미-이란 종전 합의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8.7원 하락한 1511.1원에 마감했고, 16일에도 1511.6원으로 1510원대 초반을 유지했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나 미국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외환당국은 환율이 1550원대까지 치솟던 시점에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500원선을 유지하다가 올 하반기 들어 점진적으로 14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초반대로 낮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미-이란 협상의 후속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고가격제를 당장 해제했을 때 어떤 부담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2주 단위로 상한선을 갱신해왔다.

이번 주 인기 글

NEWS

댓글 쓰기

💬 욕설 및 비방, 홍보성 댓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