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삼각축으로 국토 재편…이재명 "직접 챙긴다", 비수도권 반도체 벨트 청사진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기반을 비수도권으로 분산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직접 주재하며 반도체·피지컬 AI(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성장의 삼각축으로 규정하고 2035년까지 총 100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반도체·AI 삼각축으로 국토 재편…이재명 "직접 챙긴다", 1000조 청사진 공개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반도체, 피지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이라며 "이를 하나로 묶어 속도감 있게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 안에 이 사업에 대한 직접 직할 담당관을 두고,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가 직접 챙기고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대통령 주도의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에는 기존 수도권 반도체 벨트의 한계가 자리한다. 이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을 중심으로 한 사이트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용수와 전력, 값싸고 안정된 용지, 인프라가 구축된 새로운 사이트를 확고하게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은 폭발 직전이고 지방은 소멸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균형발전 논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권역별 역할 분담도 구체화됐다. 서남권(호남)에는 800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통해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는 '제2 반도체 생산기지'가 들어선다. 이 대통령은 호남 입지의 이유로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됐다"며 풍부한 용수와 신재생에너지를 꼽았다.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거점이 조성되고, 동남권과 대경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허브 및 차세대 전력 반도체 거점으로 육성된다.

이번 보고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권역별 지방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외에도, 충청·강원·영남을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투자 구상이 포함됐다. LG전자, 퓨리오사AI, 로보티즈, HD현대로보틱스, GS, KT,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도 행사에 참석했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규모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10GW를 추가로 조성해 총 18.4GW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피지컬 AI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3년이 골든타임"이라는 인식 아래 로봇·범용 AI 모델·네트워크·보안 전 공정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제조업 등 주력 산업 생산성을 2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공개됐다. 차세대 반도체 전 주기 지원에는 15년간 30조원이 별도 투입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첨단산업의 입지 결정이 기업의 글로벌 경쟁 전략보다 정부의 균형발전 구상에 맞춰 설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기업들에 손실과 위험을 강요하면서 국가적 필요를 관철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기업들이 손해 보지 않고 더 나은 전망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대대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인프라 구축, 세제 지원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기업들이 해당 지역 투자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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