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 품은 현대차, '피지컬 AI 패권 경쟁' 최후의 승자 되나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토요타의 실적이 무너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중심에서 AI·로봇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시가총액이 중장기적으로 토요타를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로봇·AI 품은 현대차, 피지컬 AI 패권 경쟁 최후의 승자 되나
ⓒ 아틀라스

토요타가 최근 발표한 2025회계연도 4분기(2026년 1~3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급감한 5,695억 엔에 그쳤다. 2026회계연도 전체 영업이익 가이던스도 전년 대비 20% 줄어든 3조 엔으로 제시해 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밑돌았다. 이대로라면 영업이익은 3년 연속 감소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업계는 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글로벌 판매 1위 업체조차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만으로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토요타의 실적 부진이 부각되는 동안 현대차는 정반대의 궤적을 그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6월 2일까지 144.22% 급등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가 15%대 하락, GM이 1% 미만 상승에 그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현대차그룹이 약 201조 원으로 토요타 441조 원의 절반 이하지만, 증권가는 이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8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대폭 올리며, 현대차그룹 시가총액이 중장기적으로 토요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가 현대차를 기존 완성차 기업과 다른 잣대로 바라보기 시작한 핵심 배경은 피지컬 AI 생태계다. 삼성증권은 "토요타의 실적 악화로 현대차가 피지컬 AI 시대에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로봇), 엔비디아·구글 딥마인드(AI 기술) 등 각 분야 대표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갖춘 점에서, 일종의 '피지컬 AI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성격의 종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피지컬 AI에 적극 대응하는 전통 완성차 업체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테슬라와 중국 선도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유일하게 관련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AI 인프라 측면에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며, 현대차 역시 중국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업체 수준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피지컬 AI 모멘텀을 현실로 전환할 시험대가 마련된다. 현대차는 3분기 가동 예정인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생산라인 투입 실증에 나선다. RMAC은 로봇 훈련과 공정 검증, 데이터 축적, 재학습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테스트베드로, 현대차의 제조 인프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하드웨어 기술, 엔비디아·딥마인드의 AI 기술이 결합되는 공간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과 라인 투입 본격화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세 기술 축의 결합 성과에 기대를 나타냈다.

본업인 자동차 사업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는 유지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한 데 이어 포드와 혼다도 추가 손실을 예고한 상황이지만, 현대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병행 전략으로 미국·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191조 원, 영업이익은 14.8% 늘어난 13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리드·SUV 중심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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