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경기 남부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자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꺼내들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3곳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하고,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는다고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 축소, 청약 제한, 전세 낀 매수 금지까지 한꺼번에 적용되는 이른바 '삼중 규제'다.
이번 조치는 작년 10월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불거진 풍선효과에 대응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인접 경기도 시·구 12곳에 고강도 규제를 적용했지만, 이후 규제를 피한 매수세가 경기 남부권으로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 집값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동탄구는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1.38%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상승세의 배경에는 반도체 업계 호황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고액 성과급 지급 결정이 인근 지역 주택 수요를 끌어올렸고, 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까지 맞물리면서 동탄구의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은 3.85%에 달했다. 구리시도 서울 접경 역세권 수요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겹쳐 같은 기간 3.53% 올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 출퇴근 수요가 집중된 용인 기흥구는 2.57% 상승했다. 세 곳 모두 경기도 평균(0.8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토부는 이날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규제 지역 지정을 확정하면서 "투기적 매수를 차단해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주택시장 과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50%, 유주택자는 30%로 묶이며 청약 재당첨 제한(7~10년)과 분양권 전매 제한(1~3년)이 따라붙는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부담도 대폭 늘어난다. 규제지역 지정 효력은 7월 1일부터 발생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7월 5일부터 시행된다. 해당 구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매수자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져야 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종전 강남 3구·용산구나 지난해 10·15 대책 당시 서울 전역 토허구역은 국토부 장관이 직접 지정했으나, 이번에는 지정 권한이 있는 경기도지사가 지정 주체를 맡는다.
한편 이번 규제가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허구역 지정으로 갭 투자 수요가 차단되면 전월세 신규 매물 자체가 줄어들어 임차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동탄구 전셋값은 4.26% 올라 매매가 상승률을 넘어섰으며, 용인 기흥구와 구리시도 각각 3.26%, 2.33%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규제와 함께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