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일제히 최고 50층 이상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500% 안팎의 고밀 개발을 통해 총 주택 공급량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한강변 고도제한 완화 방침이 발표된 이후 여의도 재건축 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지구 내 12개 단지가 최고 높이 200m 수준의 초고층 재건축을 동시에 추진 중이며, 상업지역에 위치한 공작·수정·진주아파트 3개 단지까지 합산하면 재건축 완료 후 총 1만1488채 규모의 주거지구가 들어서게 된다. 현재 6323채에서 9807채로 55.1% 증가하는 셈이다.
이번 재건축의 핵심은 용도지역 대폭 상향이다. 12개 단지 가운데 목화·삼부·한양·삼익·은하·광장 1·2동·광장 3~11동·미성 등 8개 단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장미·화랑·대교·시범 4개 단지는 준주거지역으로 각각 용도가 바뀐다. 두 지역 모두 층수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용적률 상한이 기존 300%에서 500% 안팎으로 높아진다. 서울시는 63빌딩과 파크원 등 인근 랜드마크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200m 높이 범위 안에서 'U자형' 스카이라인을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은 바 있다.
단지별로는 여의도 최대 규모인 시범아파트가 최고 59층, 2491채 대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한양아파트(992채)와 삼부아파트(1735채)는 각각 57층, 56층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광장아파트는 49층·1314채 규모로 계획돼 있다. 대교아파트(912채)는 사업 진척이 가장 빠른 단지로, 오는 9월부터 이주가 시작된다.
50층을 넘기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건축법상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되면 피난안전구역 설치와 골조 강화 등 추가 공사가 의무화돼 건축비가 일반 아파트 대비 최대 1.5배까지 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단지들이 초고층을 택하는 이유는 한강 조망 가구 수를 늘리고 지역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부아파트의 경우 한강 조망과 여의도 업무·금융지구에 대한 접근성, 도보권 학군 등을 갖춘 입지 강점이 사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고밀 개발의 대가로 다양한 공공시설도 조성된다. 목화·삼부·광장 3~11동 3곳에는 연면적 6만1847㎡ 규모의 공공임대업무시설이 들어서고, 시범·대교·광장 3~11동에는 어르신 돌봄을 위한 데이케어센터 4800㎡가 지어진다. 이 밖에 공공기숙사, 공공체육시설, 한강공원 문화시설, 청소년 문화복지시설, 직업체험관, 산모건강증진센터 등도 단지별로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경쟁은 사실상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목화아파트와 광장 1·2동은 각각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이 유력해졌고, 시범아파트도 다음 달 25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받고 있으나 삼성물산 단독 응찰이 예상된다. 대부분 단지가 1970년대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을 한참 넘겼고, 건설사별로 이미 각 단지에서 오랜 기간 관계를 다져온 배경이 경쟁을 억제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수주 준비에만 100억 원 이상이 소요되고 입찰 보증금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무리한 경쟁을 피하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제공되는 시공·금융 인센티브가 경쟁 입찰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