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택 공급 흐름이 인허가·착공 단계에서부터 흔들리면서 그 여파가 입주 물량 급감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입주(준공) 물량은 1년 새 40% 넘게 줄었고,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공급은 인허가와 착공을 거쳐 통상 2~3년 뒤 준공(입주)으로 이어진다. 2022~2023년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겹치며 인허가와 착공이 크게 위축됐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공백이 시차를 두고 지금의 입주 물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인허가와 착공이 살아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서울의 공급 부족 우려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수치로 확인되는 흐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달 서울 주택 입주는 1914채로 전년 동월 대비 42.9% 줄었고, 전월과 비교해도 49.8% 감소해 한 달 새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1~5월 누계로는 1만3111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440채)보다 41.6%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누적 입주는 4만2393채로 전년 동기(7만8923채) 대비 46.3% 감소했고, 전국 기준으로도 5월 한 달 입주가 1만2913채로 51.0%, 1~5월 누적은 8만8143채로 46.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만 떼어 보면 감소 폭은 더 두드러진다. 5월 서울 아파트 준공은 1413채로 전월보다 57.4%, 작년 같은 달보다 53.3% 줄었고, 1~5월 누적 물량(1만690채)도 전년 대비 48.4% 급감했다.
문제는 입주에 선행하는 착공과 인허가 지표 역시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다. 서울의 1~5월 누적 착공은 9630채로 전년 동기(1만787채) 대비 10.7% 줄었고, 아파트 기준으로는 6615채로 25.3% 감소했다. 인허가도 1~5월 누계 1만9052채로 전년 동기(1만9329채) 대비 1.4% 줄어든 상태다. 다만 5월 한 달만 보면 서울 인허가는 6292채로 전년 동월 대비 147.5% 늘었고 착공도 2607채로 7.3% 증가하는 등 일부 회복 조짐도 감지된다. 그러나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감소세가 우세해, 공급 위축이 시차를 두고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거두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공급이 줄어드는 사이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1~5월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 비중은 68.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포인트 올랐으며, 2022년 51.9%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월세 비중이 69.9%까지 높아져,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이 더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 시장은 입주난과는 결이 다른 흐름을 보였다. 5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6490건으로 전월보다 4.7% 줄었지만, 서울은 오히려 1만4145건으로 11.0% 늘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는 8946건으로 전월 대비 18.9%,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9% 증가해 최근 5년간 5월 평균보다도 89.7%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입주 물량은 줄어드는데 거래 수요는 서울로 쏠리는 엇갈린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공급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민간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5646채로 전년 동기(2만3478채) 대비 33% 줄어, 같은 달 기준으로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도권이 9787채, 비수도권이 5859채로 나뉘는 가운데 서울은 1500채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청년안심주택인 중랑구 화랑대역에이트플레이스(724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300채 미만의 소규모 단지여서, 체감할 만한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