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막힌 공급 부족, 방식부터 바꿔야"…서울 주택시장, 패러다임 전환 목소리

민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10년 새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서울 주택 공급 공백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간 주택 인허가는 2016년 62만3000호에서 지난해 30만4000호로 급감한 반면, 같은 기간 공공 주택 인허가는 12만3000호에서 11만호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인허가와 착공, 분양, 입주 등 공급 관련 지표가 일제히 꺾이면서 3기 신도시 입주 물량이 본격화되는 2029~2030년 이전까지는 공급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로 막힌 공급 부족, 방식부터 바꿔야"…서울 주택시장, 패러다임 전환 목소리
ⓒ 데일리안

이 같은 흐름 속에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서울 주택시장 불안 해법 모색-공급 절벽과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 정책 토론회'가 열려 공급 위축의 원인과 대응 방향을 놓고 다양한 진단이 이어졌다.

토론회에서는 그동안의 주택 정책이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오히려 공급 기반까지 흔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주택자는 물론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세제 규제가 겹치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주거 사다리가 무너졌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의 신규 주택 공급 의지도 함께 꺾였다는 진단이다.

공급되는 주택의 유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아파트 중심의 공급이 계속되는 사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독·다가구·연립주택 공급은 사실상 끊기면서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 주택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순한 물량 부족이 아니라 공급되는 주택의 종류와 가격대가 실수요와 맞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로 물량만 늘리는 접근에서 벗어나, 실수요자가 부담 가능한 가격과 다양한 주거 유형을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공급 정책의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히 규제를 풀어 공급량을 확대하는 데 그칠 경우 현재의 공급 절벽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재건축·재개발을 중장기 공급 수단으로 유지하되, 준공업지역과 역세권, 유휴부지, 노후 상업지역 등을 적극 활용해 기존 주택을 허물지 않고도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 제시됐다. 아울러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2018년 수준으로 되돌리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하거나 공급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규제 완화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경계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 및 수도권 도심의 공급 물량 확대는 필요하지만, 재원 조달 계획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 방안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재건축·재개발 및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오히려 투기 수요를 자극하고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실제 입주자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주택 재고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담 가능한 임대료 수준의 임대주택을 양과 품질 모두 갖춰 공급하려면 개발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민관협력이 필수적이며, 장기운영형 개발모델과 임대 중심 복합개발, 리츠 기반 자산운용, 전문인력 양성, 실적확인 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공급 위축은 이번 토론회만의 진단이 아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분석에서도 1~2인 가구 증가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과거 착공 부진의 여파로 공급 절벽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고강도 규제가 대출 규제와 맞물리면서 매수자의 진입은 막히고 매도자도 매물을 내놓지 않는 이중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그 결과 거래량은 줄어드는데도 핵심 지역 가격은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는 역설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안정과 풍부한 유동성이 가격을 지지하는 가운데 수급과 규제, 인구 구조라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상승 쪽으로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 정책의 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서울 주택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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