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공급대책·금융정책이 한꺼번에 쏟아진 8월,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두 개의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6.37% 오른 가운데, 동작·동대문·성북·관악·강북·강서·노원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상승폭이 10%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지역도 같은 기간 6.54% 오른 가운데 하남·용인·안양·의왕·화성 등 교통 여건이 우수하면서 진입 장벽이 낮은 곳을 중심으로 10% 안팎의 강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8·3 세제개편안이 자리한다. 1주택자도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세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주택으로의 절세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고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서초권에서는 매물이 늘어나는 반면, 도봉·중랑·금천·노원 등 강북 외곽의 중저가 단지 매물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며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를 반영하듯 주간 지표에서도 지역 간 온도차는 뚜렷하다. 부동산114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8월 4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올랐다. 서울이 0.16%, 경기·인천이 0.23% 상승하며 수도권 전체 변동률은 0.19%를 기록했다. 비수도권은 5대광역시 0.04%, 기타지방이 0.03% 오르는 데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 기준 상승 15곳, 보합 2곳으로 하락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역별로는 경기(0.26%)가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고, 서울(0.16%), 인천(0.08%), 광주(0.08%), 경북(0.08%)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과 충남은 보합(0.00%)으로 집계됐다.
월간 누적 흐름도 이 같은 강세를 뒷받침한다.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간 0.78% 올라 4월(0.49%), 5월(0.53%), 6월(0.57%)에 이어 3개월 연속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세 역시 7월 한 달간 0.71% 뛰어 6월(0.64%)보다 상승 강도가 강해졌고, 경기 지역은 0.98%까지 치솟아 월간 1%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전세 시장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8월 4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1% 올랐고, 서울 0.11%, 경기·인천 0.15% 상승하며 수도권 전체는 0.13%를 기록했다. 5대광역시와 기타지방도 각각 0.06%, 0.04%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 16곳, 보합 1곳으로 전세 시장은 매매보다 더 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경기(0.17%), 서울(0.11%), 대전(0.10%), 전남(0.08%), 부산(0.07%), 충남(0.07%) 순으로 올랐다.
시장 혼선을 가중시키는 정책 변수도 여전하다. 8·3 세제개편에 이어 8·13 주택공급 대책까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이달 들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해석을 둘러싼 혼선이 커지고 있다. 세제개편은 1주택자의 실거주·비거주 구분 문제로, 공급대책은 용산공원 개발 이슈로, 금융정책은 비아파트 전용 대출 신설 문제로 각각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세법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12월 국회 통과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매수 대기자들의 관망세는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 기대와 세제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구도 속에서, 중저가 단지로의 수요 이동은 당분간 더 선명한 추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