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7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리며 연 3.0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0.25%포인트를 인상한 것으로,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는 단순히 이자 부담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5억 원을 대출받은 경우 이번 인상으로 연간 이자가 125만 원, 월평균 약 10만4천 원 늘어나는 구조다. 두 차례 인상이 누적되면 실수요 매수층의 구매력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겹쳐 자금 조달 여건은 한층 빡빡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이 집값 급락 시나리오에 선을 긋는 이유는 구조적 공급 부족 때문이다. 수도권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전월세 매물도 귀해지면서 무주택자와 청년층의 내 집 마련 수요가 10억 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전세 매물이 부족하면 세입자들은 매수로 돌아설 수밖에 없고, 이 수요가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국내 은행 주담대 잔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이 63.9%로 변동금리(36.1%)보다 1.8배가량 많다는 점도 금리 인상의 충격을 완충하는 요인이다. 금리가 올라도 대다수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하지 않기 때문에, 매물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주택 실거주자는 집을 팔더라도 대체할 전세 물건 자체가 부족한 구조여서 처분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금리 인상의 영향은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은 자금력보다 매수 타이밍을 고민하는 수요가 주를 이루는 시장이어서, 금리 인상이 반복적으로 이어질 경우 세제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과 맞물려 매수 결정이 미뤄지는 관망세가 한층 짙어질 수 있다.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단기 급락보다는 박스권 등락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반면 서울 중하위 지역은 금리보다 대출 한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시장 특성상 금리 인상에도 가격 상승세가 일정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 실수요층과 중저가 주택 수요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가격 오름세가 둔화할 수 있어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 인상의 파장은 매매시장 밖으로도 번진다.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 임차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게 되면서 월세화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이미 147만 원대까지 올라 10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뛴 상태다. 여기에 공사비 급등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비용까지 늘어나면 분양가 인상 압력이 높아져 신규 공급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단기 거래 위축에 그치지 않고 공급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구조적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