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와 맞물려 보유 부담은 높이되 처분의 출구는 열어두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이번 완화 조치의 실효성을 놓고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 5월 10일 재개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석 달 만에 다시 완화 국면에 접어드는 셈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가 정상화되는 점을 감안해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개편안의 골자는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에게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은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는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에게 30%포인트를 가산해 최고 각각 65%, 75%의 세율이 적용된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2027년에는 이 중과분이 2주택자 5%포인트, 3주택 이상 10%포인트로 대폭 줄어든다. 2028년에는 각각 10%포인트, 15%포인트로 소폭 올라가지만 여전히 현행보다는 낮다. 매각 시기가 늦어질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로, 2029년부터는 현행 중과 체계가 다시 복원된다. 올해 5월 이후 이미 중과세율을 납부한 경우도 소급해 완화된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세 부담 차이는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처분해 양도차익 5억 원을 낼 경우 현행 중과세 적용 시 양도세는 약 2억 7천만 원이다. 2027년에 팔면 약 2억 원, 2028년에는 약 2억 2천만 원으로 줄어든다. 연도별 세율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명확히 설정돼 있어, 매도 시점에 따른 세 부담 차이가 수치로 드러나는 만큼 유인 구조 자체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다만 한시 완화 기간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문제는 이번 완화 조치의 대상이 될 잠재 매도자가 얼마나 남아 있느냐다. 이미 시장에서는 상당한 물량이 소화된 상태다. 정부가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이번이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선을 그으면서 2~4월 사이 매도 계약이 집중됐고, 이 물량이 5월 잔금 및 등기로 이어졌다. 실제로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채 보유 다주택자 비중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했고, 3채 이상 보유자의 비중도 일제히 줄었다. 반면 중과세가 본격 시행된 5월 10일 이후에는 추가 매도보다 관망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고,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 달 만에 10% 이상 감소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완화 조치의 파급력을 둘러싼 시장의 시각은 크게 둘로 갈린다. 한편에서는 2027~2028년 적용 세율이 연도별로 명확하게 제시된 만큼 시점별 절세 계산이 가능해져 일부 보유자의 매도 결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는 중과 재개 전에 대부분 처분을 마쳤고, 지금 남아 있는 보유자는 세율 수준과 무관하게 장기 보유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완화 기대심리가 다시 확산해 매도를 미루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종부세 개편으로 과세 기준이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총가액으로 바뀌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무관하게 주택가액 기준으로 세율이 단일화되며,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80%로 높아진다. 고가 주택 위주로 세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여서, 초고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과세 부담이 낮은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수요 중심의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해당 가격대 매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