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 그린벨트로 눈 돌리는 서울 주택공급…후보지는 어디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협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용산공원 택지 개발 방침을 거두는 것을 전제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열리면서, 강남권 일대 후보지에 시선이 쏠린다.

강남·송파 그린벨트로 눈 돌리는 서울 주택공급…후보지는 어디
ⓒ 이데일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만나 서울 부동산 문제를 논의했다. 두 사람은 용산공원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이미 녹지 기능이 훼손된 그린벨트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를 이어가기로 했다. 오 시장은 이번 회동에서 "용산공원만큼은 본체 부지 전체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2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오 시장이 그린벨트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취해줬다"며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하자는 것은 훼손된 지역에 한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그린벨트 검토는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 방침을 철회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미 훼손돼 보전가치가 낮은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느 지역이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서울 내 그린벨트는 약 149㎢로 서울 전체 면적의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경사가 급하거나 보전 가치가 높은 1·2등급지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택지 개발이 가능한 후보지는 상당히 좁혀진다. 업계에서는 비닐하우스 등이 들어서거나 환경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강남권 인접 그린벨트를 중심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지역은 강남구 세곡·자곡동 일대와 수서차량기지,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이다. 이 지역들은 비교적 평탄한 지형과 양호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어 택지 개발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곳도 많아 주거지 조성 시 대중교통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수서차량기지의 경우 환경평가 3·4등급지가 포함돼 있어 후보지 중에서도 현실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서권에서는 마곡지구 일부와 김포공항 주변이 거론되지만, 공항 고도 제한으로 인해 실질적인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강북권은 북한산 국립공원 보호 필요성과 가파른 경사로 인해 개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그린벨트 해제가 속도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2024년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4개 지구,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서리풀지구 외에는 지구 지정조차 이루지 못했다. 서리풀지구마저 일부 주민 반발이 지속되며 2028년 착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서초구 우면동 서리풀2지구는 2024년 11월 후보지 발표 후 1년 7개월 만에 지구 지정을 완료했으나, 주민과 종교시설 측의 반발과 함께 토지보상·이주 대책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 그린벨트는 입지 가치가 높아 토지보상비가 사업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알려지자 자곡동 일대에서는 과거 거래가 뜸했던 나대지에 매수 문의가 급증하는 등 투기 수요 차단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 추진과 별개로, 당장 속도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린벨트 해제에서 주택 공급까지는 토지 수용 등 전(前) 단계에만 5~6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협조가 가능하고 주민 반발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정비사업을 먼저 활성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그 사례로 광운대 민자역사 개발사업이 거론된다. 최대 7700가구의 장기일반 임대아파트와 복합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이 사업은 2003년부터 추진됐지만 코레일과의 갈등으로 장기간 멈춰 있다. 이처럼 사업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기존 도심 개발 사업을 발굴해 빠르게 재가동하는 것이 그린벨트 신규 해제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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