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차 시장이 두 가지 상반된 흐름 속에 재편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외국인 집주인이 1년 새 1000명 넘게 늘어 내국인 증가 속도의 세 배를 기록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파트 월세가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경신하며 세입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기준 서울에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상가)을 소유한 외국인은 3만287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058명 늘어난 수치로, 같은 기간 내국인 소유자 증가율(1.0%)의 세 배를 웃도는 3.3% 증가율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3440명)가 외국인 소유자 수 1위를 유지했고, 구로구(2710명), 서초구(2353명), 영등포구(2112명), 송파구(1913명)가 뒤를 이었다. 반면 1년간 증가 폭이 가장 큰 자치구는 강서구(1543명)였으며, 금천구와 용산구도 80명 넘게 늘었다. 내국인 소유자가 감소한 강남구·송파구에서도 외국인 소유자는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국적별로는 미국(1만2488명)과 중국(1만736명) 국적자가 서울 외국인 집주인 전체의 70.7%를 차지했다. 미국인은 강남·서초·용산·송파 등 고가 주거지에 집중된 반면, 중국인은 구로·금천·영등포 등 중저가 밀집 지역에 많이 분포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중국인 집주인이 8만3657명으로 전체의 59.6%를 점유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는데, 이들의 보유 물건은 서울보다 경기(4만66명)와 인천(1만3450명)에 집중돼 있었다.
외국인 소유자 증가를 두고 역차별 논란도 고개를 든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외국인이 주택을 취득할 때 지자체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하고 2년간 실거주하도록 의무화했다. 올해 2월부터는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 서류 제출도 의무화했다. 그러나 국내 대출 규제를 받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규제가 덜한 자국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현금으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규제의 실질적 효력을 비켜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일부 외국인은 용산구 초고가 아파트를 전액 현금 또는 수십억 원대 대출을 활용해 매수한 사례도 확인됐다.
외국인 집주인이 늘어나는 동안 서울 임대차 시장의 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아파트 월세 시장이 특히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3.90으로, 지난해 말(99.31)보다 4.62% 올라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상승률도 1.11%로 월간 기준 최고치였다.
월세가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52%로 1년 전(43.9%)보다 8.1%포인트 높아졌다.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등) 기준으로는 이 비중이 78.1%에 달해 5년 평균(62.1%)보다 16%포인트나 높았다. 신규 계약 중 월 200만원 이상 고액 월세는 7344건으로 전년 동기(6177건)보다 18.9% 늘었고, 전체 월세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2%로 상승했다. 초고액 월세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져, 올 상반기 월 1000만원 이상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은 134건으로 1년 전(91건)보다 47.3% 급증했다.
반면 빌라 원룸 시장은 다른 흐름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연립·다세대 원룸(전용 33㎡ 이하)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64만원으로, 5월(70만원)보다 8.2% 하락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이다. 3월 이사철 최고치(71만원)를 기록한 뒤 이후 단계적으로 내려온 셈이다. 다만 강남구 원룸 평균 월세는 102만원으로 전월보다 오히려 5.1% 오르며 100만원 선을 재차 돌파했고, 성동구(86만원)·용산구(84만원) 등 10개 자치구는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부동산114가 실시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에서 응답자의 65%가 월세가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응답(60.9%)보다 4.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대출 규제로 전세보증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를 택하는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가 가격 상승 기대를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