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죄인" vs "제한적 공급"…용산공원 평행선, 2차 담판서 대체부지 찾나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주거 용도 전환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첫 회동에서 확고한 입장차만 확인한 가운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2차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헤럴드경제

지난 20일 이뤄진 1차 회동의 핵심 쟁점은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 방안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 활용 여부를 두고 한 치의 접점도 찾지 못했다. 김 장관은 공원·녹지 기능이 이미 훼손된 일부 부지에 한해 제한적으로 주택을 공급하자는 논리를 폈고, 공론화 절차를 거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 시장은 본체 부지 일부라도 주거 용도로 전환하는 데 동의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역사의 죄인이 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맞섰다.

이견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훼손지의 정의부터 양측의 인식이 엇갈린다. 국토부는 과거 주거 용도로 사용됐거나 이미 녹지 기능을 상실한 부지를 활용 대상으로 본다. 반면 서울시는 장교 숙소, 군인 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도 특별법상 공원으로 조성해야 할 본체 부지에 해당한다며 이를 '훼손지'로 규정하는 국토부 시각에 반박하고 있다. 오 시장은 "훼손은 1㎝도 동의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강경하다.

이 때문에 이번 2차 회동의 초점은 본체 부지 논의보다 대체부지 발굴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공원 주변의 캠프킴을 비롯해 탄천물재생센터 등 다양한 대안 부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회동에서 이 부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공론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용산공원 활용 여부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나 공론화위원회 구성 등 숙의 과정을 거치는 방안이 거론되며, 여당도 당 차원의 여론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공원 이외의 공급 과제들도 이번 회동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를 놓고도 양측 간 간극이 남아 있다. 정부는 약 1만 가구를 검토하는 반면, 서울시는 8000가구 수준을 수용 가능한 상한선으로 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정비사업이 서울 도심의 핵심 주택공급 수단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는 협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제외했던 민간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방안을 서울시가 이번 협상의 지렛대로 꺼낼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1차 회동 후 김 장관은 "다음 주에 만나서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회동에서 어떤 형태로든 결론의 방향이 잡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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