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월 3일 국회 제출을 목표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개편안을 막판 수정 검토 중이다. 이달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주·비거주 구분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재정경제부가 내세운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월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과세 기준축을 '주택 수'에서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종부세 기본공제의 경우 거주 1주택자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 1주택자는 반대로 9억원으로 내린다. 거주 여부에 따라 기본공제 차이가 5억원까지 벌어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하면서 해당 주택에 실제로 살지 않는 1주택자는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전년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양도세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개편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사실상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내년에는 거주·보유기간에 각각 연 4%를 적용하다가, 2028년에는 거주 연 6%, 보유 연 2%로 조정한다.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를 공제하는 구조로 완성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개편안 발표 당시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한다"며 비거주 주택에 대한 차등 과세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개편안 발표 이후 직장 이동,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나면 전월세 매물이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8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강도 높은 수정 요구를 쏟아냈다. 당정협의회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현실의 다양하고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사각지대가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이는 방안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부터 70%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청했다.
당정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는 분에 대한 거주 인정 확대 등 다양하게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 당정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며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문제는 여당의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정책 일관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거주자와 동일한 14억원으로 설정하면 실거주자에 대한 세제 우대 효과가 사실상 사라진다.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선에서 타협하더라도,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려던 정책 취지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양도세 장특공제 역시 비거주자의 보유기간 공제를 일부 남겨두면 '보유보다 거주'를 강조해 온 개편 방향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
재경부는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국회에 개편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수정 작업이 늦어질 경우 기존 안을 먼저 제출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거주 중심 주택시장 정착과 공정과세, 과세 형평 제고라는 기본 방향을 고려해 보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