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물량 가을 이사철 앞두고 역대 최저…3만 가구 선 붕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올 3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출회 예정 물량이 2만8724가구에 그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만 가구 선이 무너졌고, 이미 시중에 나온 매물마저 연초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줄어들면서 임차인의 주거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전월세 물량 가을 이사철 앞두고 역대 최저…3만 가구 선 붕괴
ⓒ 연합뉴스

전세 물량의 감소세는 더욱 가파르다. 서울주택 정보마당에 따르면 3분기 전세 출회 예정 물량은 1만2356가구로, 202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까지 맞물리며 임대차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물건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25.8% 급감한 2만101건에 그쳤다.

실거주 의무 강화는 특히 중저가 아파트와 외곽 지역 전세 공급을 더 크게 옥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갱신 계약 비율도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49.9%로 전년 동기보다 9.8%포인트 올라, 세입자들이 새 집을 구하기보다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물 감소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902건으로, 1월 1일보다 13.7% 줄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20.8% 감소한 1만6921건으로 집계됐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서도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1971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에선 전세 매물은 아예 없고 월세도 단 1건만 등록돼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 하반기 내내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4분기 전월세 출회 예정 물량 역시 2만9808가구로 전망돼 3분기에 이어 3만 가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23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쉬지 않고 오르고 있으며, 월세가격지수도 2024년 3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다 올해 들어선 오름폭이 더 커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에 진입하는 시점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5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점도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2543가구로, 올해(1만7698가구)보다 29.1% 감소할 전망이다. 199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전월세난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주택자 관련 규제가 시장 위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다주택자를 옥죄는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는 한 전월세 물량 감소 추세를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월세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임대 주택 공급 확대와 규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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