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약속하고 대출은 차단…입법조사처 "부동산 정책 구조적 모순"

올해 1∼7월 서울 주택 준공 물량은 2만91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6904가구에 비해 43.3% 급감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서 드러난 수치다. 준공 물량이 줄면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 재고도 동반 감소한다. 이미 서울 아파트 전세·월세·매매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절벽이 임대차 시장까지 옥죄는 구조다.

공급 약속하고 대출은 차단…입법조사처 "부동산 정책 구조적 모순"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국회입법조사처는 오는 10월 국정감사의 부동산 분야 핵심 쟁점으로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 대출 규제 강화 간의 충돌을 공식 지목했다. 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수요가 있는 곳에 집을 짓겠다고 하면서 같은 자리에서 그 집을 사는 길은 막는 구조"라며 정책 모순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주택 공급은 수년 뒤에야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금융 규제는 즉각 작동한다는 시차 문제도 함께 짚었다.

전월세 시장의 현실은 더 냉혹하다.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업무계획에서 임기 내 공적주택 110만 호 공급, 2026년 공적임대주택 15만2000호 공급, 청년월세 확대, 주거급여 대상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최대 현안은 지금 당장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세입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지원 제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매물이 없다'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연초 대비 약 30% 감소했고, 서울의 전월세 통합지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도 계약 비중이 축소되며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돼 서민층이 선택할 수 있는 전세 매물은 더욱 줄어드는 양상이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거래 잠김'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공개된 지난 3일 6만409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30일 기준 6만7695건으로 12% 증가했다. 그러나 늘어난 매물의 약 38%가 강남3구에 집중돼 있어 실수요자 중심의 일반 시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실거주 여부만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재단하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며 실거주 요건과 연동한 대출 규제 방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압박하는 현재의 정책 기조가 서민 주거 불안만 키운다는 비판은 정치권과 시장 전반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 인기 글

NEWS

댓글 쓰기

💬 욕설 및 비방, 홍보성 댓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