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파고에 강남 장기보유자 움직였다…8월 매도인 18% 급증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이 본격화하면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수십 년간 주택을 쥐고 있던 장기 보유자들이 잇따라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와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하자 '규정이 바뀌기 전에 팔자'는 심리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는 양상이다.

세제개편 파고에 강남 장기보유자 움직였다…8월 매도인 18% 급증
ⓒ 머니투데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주택 등) 전체 매도인은 1만922명이었다. 이 중 보유기간 10년을 넘긴 장기보유 매도인이 4632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강남3구의 장기보유 매도인은 921명으로 서울 전체의 약 20%에 해당한다.

주목할 점은 서울 전체와 강남3구 간에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전체 장기보유 매도인 수가 전월 대비 약 2% 줄어든 반면, 강남3구는 같은 기간 18% 증가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7월 강남3구에서 집합건물을 매도한 이들 중 10년 이상 보유한 비중도 45.4%로, 전년 동기(39.0%) 대비 6.4%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집을 판 매도인 2명 중 1명꼴인 49.6%가 10년 이상 보유자였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부터 신호는 감지됐다. 강남3구 장기보유 매도인 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지난 4월 875명까지 치솟은 후 잠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특공제 폐지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한 7월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고, 세제개편안 발표 직전인 8월에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보유 기간별로 살펴보면 '10년 초과~15년 이하' 보유자가 372명(40%)으로 가장 많았고, '20년 초과' 보유자 335명(36%), '15년 초과~20년 이하' 214명(23%) 순이었다. 증가율로는 '15년 초과~20년 이하' 보유자가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0년 초과~15년 이하'와 '20년 초과' 보유자는 각각 28%, 4% 늘었다.

고령층의 이탈 신호도 뚜렷하다. 올해 강남3구 매도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46.7%로 전년 동기(42.3%)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은 많아도 현금 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은퇴자들이 세금 부담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제개편안의 골자는 장특공제를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는 것이다. 현행 최대 40%인 보유 기간 기반 공제는 2028년부터 절반으로 줄고, 2029년에는 완전히 폐지된다. 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신설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직격탄을 맞는 쪽은 양도차익이 큰 강남권 고가 주택 장기 보유자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서초·송파 일대에서는 시세 대비 수억원 낮춘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서초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일주일 새 4.7% 늘었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2.6%, 0.5% 증가했다.

세제 당국도 혜택의 역진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에 무한정 공제를 해주는 것이 맞는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세금 혜택이 공정하게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매도 심리가 확산하더라도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양도차익이 20억~30억원에 달하는 고가주택 장기 보유자라면 장기거주 소득공제가 적용되기 전인 2027년 내 매도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고가 주택 시장이 앞으로 장기 보유할 동인이 줄어들어 매물 출회 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당 내부에서 장특공제 축소 속도 조절론이 나오는 등 정책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어서, 세제개편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추가 급매물 출회 여부가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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