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등 집합건물 증여 건수가 약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이 거세지자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증여 건수는 총 1387건(등기 기준·4월 22일 집계)으로, 2022년 12월(2384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903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53.6%나 급증한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남3구와 서울 외곽 모두 증여가 늘어난 가운데, 증여 건수 1위는 강남구(86건)였다. 전월(87건)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송파구(82건)와 서초구(81건)도 상위권을 차지했고, 서울 외곽에서는 노원구(82건)가 눈에 띄게 많은 증여 건수를 나타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마포구가 가장 두드러졌다. 2월 24건에 그쳤던 마포구 증여 건수는 3월 81건으로 한 달 만에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2월 정부가 오는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하겠다고 공식화한 것과 맞닿아 있다. 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증여를 서두르는 다주택자가 늘어난 데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고령층 1주택자 일부도 증여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3구의 경우 최근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금이 증여 적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여세는 증여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가격이 낮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주간 시세에 따르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가 많아 당장 매도하는 것보다 자녀에게 미리 증여해두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는 5월 9일 이후 세금 문제를 의식해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노원구 역시 현재 집값은 서울 평균보다 낮지만, 재건축 이후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자녀에게 넘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 외곽이라도 자녀 집을 마련해주려는 부모들이 늘어난 것도 증여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