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최대 10배 차이…삼성전자 임금협상 투표 시작, DX 직원들 부결 운동 확산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22일 오후 2시 12분부터 조합원 찬반투표가 공식 개시됐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며, 재적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그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이 최종 확정된다.

이번 투표에는 파업 여부뿐 아니라 향후 10년간 운영될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제도의 존폐, 노조 집행부에 대한 신임 여부까지 얽혀 있어 삼성전자 안팎에서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과급 최대 10배 차이…삼성전자 임금협상 투표 시작, DX 직원들 부결 운동 확산
ⓒ연합뉴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산할 경우 연봉 1억원 기준 최대 6억원(세전)을 수령할 수 있다.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직원도 약 2억1000만원 수준이 가능하다. 반면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은 올해 실적 부진으로 OPI 지급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잠정합의안 부결 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수원지부 이호석 지부장은 이날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DX 직원들은 어제부로 이번 잠정합의안 투표에 대한 부결 운동을 정식으로 시작했다"며 "메모리 사업부가 아닌 다른 반도체 사업부와도 연대해 반드시 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결 움직임에 호응하듯 전날 하루 동안 DX 부문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600여 명 수준이던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2일 오전 기준 1만2300여 명으로 하루 만에 약 1만 명 가까이 급증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도 지난 20일 1만6000여 명에서 21일 1만9000여 명으로 3000명가량 늘었다.

그러나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 조합원들의 투표 참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 동행노조 측에 "이번 잠정합의안은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지위를 상실한 이후 체결된 것"이라며 "투표 권한은 공동교섭단에 참가한 초기업노조 및 전삼노의 21일 오후 2시 기준 조합원 명부에 따른다"고 통보했다.

동행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초기업노조가 불과 전날까지 각 조합의 투표권을 모두 존중하겠다고 메일로 안내해 놓고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동행노조는 "동행노조 가입자가 하루 만에 1만 명 넘게 늘고 반대표를 던질 조합원이 증가하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의 방침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노조별 조합원 수는 초기업노조 7만850명, 전삼노 1만9053명, 동행노조 1만2298명 등 총 10만2298명(중복 포함)이다. 부문별로는 DS가 7만7300여 명, DX가 5만1700여 명이며, 실제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은 초기업노조 5만7290명, 전삼노 8176명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만약 투표가 부결될 경우 "2026년 교섭을 나머지 집행부에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된다면 삼성전자는 다시 파업 가능 국면으로 돌아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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