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서학개미)들이 지난주 미국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으로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최근 한 주(5월 18~22일) 동안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SOXL)' ETF를 1억 7312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유사한 구성 종목을 담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해당 상품에 가장 많은 돈을 집어넣은 배경에는 최근의 반도체주 하락이 일시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5일과 18일 각각 4.02%, 2.47% 급락했지만, 이후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같은 기간 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네비우스(NBIS)와 엔비디아(NVDA)가 각각 1억 1219만 달러, 9080만 달러의 순매수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네비우스는 지난 16일 올해 1분기 매출이 3억 9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4% 폭증했다고 발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엔비디아 역시 AI 수요 호조와 깜짝 실적 발표 이후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우주항공 분야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서학개미들은 'Tema Space Innovators ETF(NASA)'에 6379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올해 3월 말 출시된 이 ETF는 스페이스X의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에 투자하는 구조로, 아직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스페이스X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