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불신 시대…월세 계약 전 집주인·세입자 상호 검증 서비스 확산

월세 비중이 70%에 육박하며 임대차 시장의 주류로 급부상하자,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의 결제 능력과 주거 신뢰도를 데이터로 검증하는 '쌍방향 신용조회' 서비스마저 등장했다. '임차인 면접 법제화' 청원이 올라올 만큼 양측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시장은 주관적 판단 대신 객관적 데이터 검증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AI·데이터 기반 부동산 거래 지원 기업 프롭티어는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협력해 이달부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관악구를 대상으로 '안심월세'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호 동의를 전제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양측 모두 상대방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잦았던 만큼, 이를 데이터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임대차 불신 시대…월세 계약 전 집주인·세입자 상호 검증 서비스 확산
ⓒ연합뉴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임대인은 KCB의 183개 금융 데이터를 집약한 '월세스코어'를 제공받는다. 이는 개인 신용점수와 유사한 개념으로, 임차인의 과거 금융 기록을 지표화해 월세 납부 능력을 수치로 산출한 것이다. 임대인은 임차인의 소득 수준에 따른 임대료 지불 역량뿐 아니라 흡연 여부 등 생활 특성 정보까지 사전에 확인해 임대 관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임차인도 임대인의 과거 보증금 미반환 사고 이력을 조회할 수 있으며, 입주 대상 주택의 근저당권 설정이나 압류 현황 등 권리 관계를 분석한 등기부 기반 리포트를 받는다. 해당 매물의 보증금·월세 수준이 인근 시세와 비교해 적정한지에 대한 데이터도 함께 제공돼, 이른바 '깡통전세'나 과도한 임대료 피해를 예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에는 빠른 월세 전환 흐름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68.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전환 속도가 더 가파르다. 올 1분기 서울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70.5%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도 50.8%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비아파트의 경우 월세 비중이 79.4%까지 치솟았다.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임대차 분쟁 리스크가 커지자, 계약 전 상대방의 신용 상태를 미리 확인하려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의 실질적 월세 납부 능력을 검증해 연체 위험을 줄이길 원하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능력과 해당 주택의 권리 관계를 명확히 파악해 자산 피해를 막으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프롭티어 관계자는 "현재 월세스코어는 금융 데이터 중심으로 산출되지만, 향후 임차인의 흡연이나 실내 기물 파손 등으로 임대인에게 피해를 줄 경우 해당 내역이 스코어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호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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