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서울 한강변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며 반포에서 강남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5억원 초과 주택에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돼 있지만 현금 동원력을 갖춘 자산가들의 매수세가 규제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63억원에 손바뀜됐다. 4월에 기록된 최고가 60억원보다 3억원 더 오른 수치로, 올해 최저 거래가인 4월 53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여 만에 10억원이 뛴 셈이다. 공급면적 기준 평당 환산가는 1억8500만원에 달해 '평당 2억원'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포에서 '평당 2억원' 문턱을 가장 먼저 넘은 것은 래미안 원베일리다. 지난해 12월 전용 84㎡가 72억원에 거래되며 평당 2억1000만원을 기록, 국민평형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를 썼다. 같은 단지 133㎡ 타입이 106억원에 중개 거래된 사례도 있어 이미 반포 일대는 '평당 2억원'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반포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 84㎡는 올해 2월 67억원에 팔려 평당 1억9700만원을 기록했고, 이후 84㎡와 101㎡ 추가 거래에서는 평당 2억원을 넘어섰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9㎡ 역시 1월 70억원 거래로 평당 1억9800만원까지 올랐다. 반포에서 시작된 초고가 거래 기준선이 청담, 압구정, 개포 등 강남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신축 공급 부재와 한강변 입지의 희소성이 꼽힌다. 한강변 신축 아파트는 재건축을 제외하면 신규 공급이 사실상 끊긴 상태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세제 불확실성으로 기존 매물까지 줄어들자 물건의 희소성은 더욱 커졌다. 반포, 압구정, 성수, 용산 등 한강 조망과 우수한 학군, 교통망을 동시에 갖춘 지역일수록 이러한 프리미엄이 집중되는 구조다.
분양 시장에서도 한강변 입지의 위상은 그대로 드러난다. 흑석11구역 '써밋 더힐', 노량진8구역 '아크로 리버스카이', 노량진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 등 한강변 재개발 단지들은 국민평형 분양가가 25억~30억원에 달함에도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분양가에도 완판이 잇따르면서 한강 조망 프리미엄에 대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세금 규제가 지속되면서 자산가들이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한강변 핵심 입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강변 고가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산가들의 '지위재'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신축 입주 물량 감소와 현금 부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이 같은 희소성 프리미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