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사흘 앞두고 국정 운영의 속도를 대폭 높이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압박을 시급히 해소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로봇·방산 등 첨단 산업 전반으로 정책 추진력을 확장하겠다는 2년차 국정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제24회 국무회의 겸 제11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민들의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성장도, 양극화 개선도, 국가의 지속적 발전도 불가능하다"며 "실질적 대응책을 조속히 가동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실질소득이 줄면 양극화가 그만큼 확대되고 경제 활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은 임기 2년차 전반의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해서도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앞으로 4년 동안 국정 속도를 두 배로 높이고 정성을 다하면, 남은 시간은 비록 4년이지만 8년과 같이 쓸 수 있고 8년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기 시작 때보다 마칠 때 더 많은 국민의 성원과 평가를 받는 정부가 되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집권 1년에 대한 자체 평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내란에 따른 정치·사회적 충격과 민생 경제 혼란, 국제 질서 격변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임기가 시작됐다"면서도 "국민의 성원과 공직자들의 헌신 덕분에 위기를 잘 넘어왔고, 대한민국 정상화와 회복, 나아가 도약의 발판이 튼튼하게 놓이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2년차의 핵심 과제로는 크게 세 가지 축이 제시됐다. 첫째는 수출 등 거시 지표 개선 성과를 중소기업·소상공인·취약계층 등 민생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AI 혁명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물적·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반도체뿐 아니라 로봇·방산 등 여타 첨단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초격차 경제 강국'의 문을 여는 것이다. 셋째는 지역 균형발전과 국토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양극화 완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외 전략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역량과 잠재력을 적극 활용해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하는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4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 대통령은 6월 8일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2년차 비전과 주요 과제를 보다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