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빅3 독점' 굳건…워렌버핏 제자 파브라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원히 팔지 말아야"

14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의 자산을 굴리는 세계적 가치투자자 모니시 파브라이 파브라이 인베스트먼트 펀드 대표가 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처분한 것을 두고 "투자 원칙을 스스로 어긴 뼈저린 실수"라고 공개 고백했다.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을 계승한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그는 두 기업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절대 팔아서는 안 될 종목"으로 치켜세웠다.

메모리 '빅3 독점' 굳건…워렌버핏 제자 파브라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원히 팔지 말아야"
ⓒ 모니시 파브라이(왼쪽)와 워렌 버핏 [온라인커뮤니티]

파브라이 대표는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직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방문했고 실제로 투자까지 했었다"며 "그런데 스스로 정한 규칙을 어기고 매도해버렸다. 영원히 보유했어야 할 기업들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반도체 골드러시에서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인프라, 즉 '곡괭이'를 공급하는 기업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절대 팔지 말라"고 덧붙였다.

파브라이 대표가 두 기업을 이토록 높게 평가하는 핵심 근거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독점적 구조다. 과거 무한 경쟁과 출혈이 반복되던 치킨게임 시대가 끝나고, 현재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곳이 사실상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체제로 굳어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마이크론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은 말을 인용하며 "새 경쟁자가 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촘촘한 특허 장벽을 넘어야 하고, 수천 명의 핵심 엔지니어를 확보하고 극도로 복잡한 미세 공정 공장을 짓는 데만 최소 10년에서 20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제4의 플레이어 등장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메모리 호황기는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국내 증권가의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메모리를 과거 경기민감 사이클 업종이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의 구조적 성장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약 48%에 달하고 있다. 한국 증시 상승분의 70% 이상이 이 두 종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시장의 가격과 수요 구조 자체가 과거의 단순 사이클 패턴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파브라이 대표는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장기적 최대 리스크로 '인구 감소'를 꼽으며 "한국의 인구 감소 속도는 일본보다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의 붕괴는 잠재 GDP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결국 증시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인구 감소 국가가 성장을 이어가는 유일한 출구로 '수출 강국'을 제시한 그는 "한국은 관세 같은 무역 장벽 강화와 인건비 상승이라는 이중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가치투자자로서의 철학도 분명히 했다. 파브라이 대표는 주식을 단순히 가격이나 차트가 아닌 "기업의 지분"으로, 나아가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실패의 가장 큰 주범으로는 레버리지(빚투)를 지목하며, 기업의 과도한 부채와 개인 투자자의 대출 투자를 경계했다. 투자 계좌를 지키는 핵심 원칙으로는 무차입 경영 기업 선택, 경쟁 우위의 지속성 파악, 경영진 윤리성과 지배구조 확인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또 "대다수 투자자는 비트코인·AI·우주항공 같은 유행성 자산에 매달리다 고점에서 손실을 입는다"고 지적하며, 가치투자의 본질은 시장이 철저히 외면하고 소외된 영역에서 위험 대비 보상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파브라이 대표는 2007년 워런 버핏과의 자선 점심 식사를 65만 달러(약 9억 원)에 낙찰받았던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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