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이 급감하는 가운데, 희소해진 신축 아파트를 사실상 중장년층이 독점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올 1~4월 서울 주택 준공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1.3% 급감했고,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강동·송파구 일대 3개 단지 합산 296가구에 불과했다. 극심한 공급 가뭄 속에서 기존 자산을 바탕으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기성세대만이 신축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법원행정처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한 인원은 총 3만3639명으로 집계됐다. 소유권보존등기는 신축 건물의 최초 소유권을 공적으로 확정하는 절차로, 새 건물의 첫 주인이 어느 연령층에 집중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60대가 1만1631명(34.6%)으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 8464명(25.2%), 50대 7734명(23.0%)이 뒤를 이었다. 50대 이상이 전체의 82.7%를 차지한 반면, 30대는 1207명(3.6%), 20대 이하는 159명(0.5%)에 그쳐 30대 이하 전체 비중은 4.1%에 머물렀다.
이같은 세대별 쏠림은 공급 부족이 심화될수록 자산 격차가 시장 진입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은 주택 수요가 상시 대기하는 구조인 탓에, 공급이 줄어들수록 이미 자산을 축적한 계층이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수요 청년층이 청약가점 부족과 촘촘한 대출 규제라는 이중 장벽에 막혀 있는 사이, 자본력을 갖춘 장년층이 공급 희소성의 수혜를 흡수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주거 부담을 이기지 못한 청년층의 서울 이탈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의 순유출 인구는 4221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청년들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공급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청년층의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거 양극화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요 억제 중심의 정책 기조로는 이미 구조화된 세대 간 자산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공급 확대와 함께, 근로소득만으로 서울 신축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청년 실수요자를 위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완화 등 파격적인 금융 지원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지원을 공급 확대와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새 아파트는 계속 '그림의 떡'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