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013년 10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매물 품귀 속에 임차인들의 매수 전환이 늘고,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에서 시작된 상승 기류가 서울 외곽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0.30%) 대비 0.05%포인트 오른 0.35%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0월 셋째 주(0.35%)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한국부동산원은 "대단지·학군지·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출회 매물이 소진되는 가운데 상승 계약이 이어지며 서울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동구와 성북구가 각각 0.55%로 상승률 최상위권을 형성했고, 구로구(0.54%), 도봉구(0.53%), 노원구(0.49%), 강북구(0.47%), 송파구(0.42%)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전세 수요가 몰리는 외곽 지역일수록 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남은 물건의 호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이미 올 4월 6억8147만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전세 매물 감소는 실수요자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도봉구·구로구 등 서울 외곽에서는 정책대출이 가능한 6억 원 전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혼부부 등 실수요 유입이 이어지고 있으며, 고양 일산·수원 권선구 등 비규제 지역으로도 수요 이동이 감지된다. 경기 남부에서는 전세 공급 감소가 임차인의 매수 전환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매매시장도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30% 오르며 전주(0.2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2월 상승 전환 이후 72주 연속 오름세다. 16개 자치구에서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도봉구(0.46%)가 창·방학동 역세권을 중심으로 서울 전체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0.41%)·구로구(0.41%)·은평구(0.36%) 등 외곽 지역의 강세와 함께 강남구(0.35%)·송파구(0.29%)·서초구(0.20%) 등 강남권, 성동구(0.31%)·광진구(0.32%) 등 한강벨트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경기 남부에서는 반도체 산업 기대감을 업은 '셔세권' 일대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화성 동탄구는 직전 주 2.22% 급등에 이어 이번 주에도 1.65% 올라 서울 상승률의 약 5.5배에 달했다. 동탄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전국 시·군·구 중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성남 중원구(0.59%)·수정구(0.47%)·분당구(0.42%), 수원 영통구(0.41%), 용인 수지구(0.38%) 등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요 이동의 연쇄 효과도 주목된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동탄의 상승폭이 다소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수원 영통구와 성남 수정·중원구로 수요가 이동하며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연쇄 갈아타기 수요가 강남권과 한강벨트의 가격 흐름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전세가격은 0.12%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