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으려다 키웠나…6·27 대출규제 1년, 외곽까지 집값 불지고 전세난까지

지난해 6월 27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정부는 그사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초강수까지 추가로 꺼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25개 자치구 전역이 동반 급등하며 규제 효과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되레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불안 심리가 30대를 중심으로 폭발하면서 집값 상승을 더욱 가속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났다.

집값 잡으려다 키웠나…6·27 대출규제 1년, 외곽까지 집값 불지고 전세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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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6·27 규제 시행일인 지난해 6월 27일부터 올해 6월 15일까지 약 1년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9.44% 올랐다. 강북 지역도 같은 기간 8.82% 상승했으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하락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 이후에도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토허제 시행 이후 현재까지만 따져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7.33%포인트 더 올랐다.

규제의 핵심 대상인 강남3구와 용산구도 예외가 아니었다. 토허제 시행 후 현재까지 송파구가 13.77%, 용산구가 11.54%, 서초구가 7.69%, 강남구가 5.18% 각각 올랐다. 강북권에서도 동대문구(13.89%), 마포구(12.04%), 성동구(8.49%), 노원구(4.64%) 순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규제가 집값 기대 심리에 오히려 불을 지피는 기폭제 역할을 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기준으로도 확인된다.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1년 전보다 12.8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을 이끈 주체는 단연 30대다. 국토교통부 매입자 연령대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월 30.3%에서 올해 4월 45.8%로 수직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다. 절대 거래 건수도 같은 기간 1502건에서 344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토허제 시행 직전인 지난해 10월에는 한 달간 30대 매수가 4084건에 달해 분석 기간 내 최고 수치를 찍었다.

30대 매수가 집중된 곳은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곽 중저가 지역이었다. 거래 건수 기준으로는 노원구(2392건), 강서구(1845건), 성북구(1633건), 영등포구(1471건), 구로구(1412건) 순으로 많았다. 비중으로 보면 강서구(45.6%), 구로구(45.3%), 영등포구(44.9%), 서대문구(42.8%), 성북구(42.3%) 등에서 30대가 전체 거래의 40%를 넘겼다. 반면 강남구(24.5%)와 서초구(24.2%)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담대 6억 원 한도 내에서 진입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로 영끌 수요가 쏠린 결과다. 실제로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15억 원 이하 비중은 76.0%에 달했다.

매매 시장뿐 아니라 전세 시장도 함께 불안해졌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전세가격지수 기준으로 지난해 7월 대비 올해 6월 서울 전세가격은 약 7.16% 올랐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11.40%), 동대문구(9.79%), 서초구(9.46%), 성동구(7.65%)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전세가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토허제 시행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다. 매수자가 직접 입주해야 하는 조건이 붙으면서 기존 임대 계약이 대거 해지되고, 전세 신규 공급이 급감했다. 강남3구·용산구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강북 외곽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올해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도 1년 전보다 10.5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규제 기조가 유지되는 한 매매·전세 동반 상승이 고착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은행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와 토허제가 공급을 옥죄면서 동시에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자극하고, 그로 인해 30대의 영끌 매수가 가속되는 악순환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매가 급등으로 집을 사기 어려워진 수요층이 다시 전세 시장으로 몰리고, 이것이 다시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서울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올해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 4462가구로, 최근 몇 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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