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지 줄줄이 반발 직면…정부 '영끌 대책', 주민·지자체 '삼중 충돌'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실적이 1만2251가구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2만9420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신규 공급의 급격한 위축이 현실로 드러난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13일 수도권 신규 공급지와 금융 대책을 아우른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울 도심 아파트 전경
공급지 줄줄이 반발 직면…정부 '영끌 대책', 주민·지자체 '삼중 충돌'
ⓒ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송동마을 일대 모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2차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약 6시간에 걸쳐 진행하며 "가용한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올 초 '1·29 공급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던 신규 공급지까지 이번 대책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주말에도 세부 내용을 막판 조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 방향은 도심 유휴부지를 총동원하는 이른바 '영끌 공급'이다. 서울 준공업지역에서 이미 추진 중인 약 2만7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속도를 붙이는 동시에, 역세권·노후 저층주거지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으로 고밀 개발하는 방안이 주요 축으로 거론된다. 영등포구 문래동·양평동, 구로구·금천구 일대, 성동구 성수동 등 준공업지역이 대표적 후보군이다. 앞서 서울시가 준공업지역 32곳의 용적률을 상향해 2만5000세대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정부는 여기에 추가 규제 완화를 더해 물량과 속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신규 공급 후보지로는 용산어린이정원, LH 여의도 부지,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학교 유휴 부지 등이 거론된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공공택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개발 시 소형 평수 위주로 공급할 경우 용산어린이정원 한 곳에서만 3000~4000가구 규모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 부문에서는 가계 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 계층에 대한 대출 규제를 선별적으로 완화하는 핀셋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후보지마다 거센 반발이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인근 주민들이 입구에 수십 개의 근조화환을 내다 놓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용산구청도 주택 공급에 불가 방침을 밝혔다. 국토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 공급을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인구 과밀을 이유로 최대 8000가구를 고수하는 등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입장 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과천 경마장 부지 역시 과천시와 마사회가 이전에 반대하고 있으며, 경마장이 옮겨갈 경우 수백억 원대 세수 감소를 우려한 과천시의 반발이 특히 강하다. 또한 용산어린이정원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해당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과거 사례는 주민 반발이 공급 계획을 통째로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급 대책에 포함됐던 서울 노원구 태릉CC는 결국 주민 반대에 가로막혀 좌초한 바 있다. 이번 대책 역시 후보지 목록이 길어질수록 갈등의 전선도 넓어지는 구조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새 후보지 발굴보다 기존 발표안의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시장 안정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존 공급 계획의 공기를 2~3년 단축하고 "3년 뒤 주변 시세보다 싸게 공급하겠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수요자들이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공급지 발굴보다는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한 기존 계획 물량 확대와 공급 속도 제고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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