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지난달 서울 사무소 개소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초대 한국 대표를 선임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 가운데,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8개월 만의 방한으로,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협력 관계를 한층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방한의 첫 번째 주요 일정은 카카오다. 올트먼 CEO는 15일 오전 경기 성남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를 찾아 정신아 대표와 마주 앉는다. 양측은 지난해 2월 파트너십을 맺고 그해 10월 '챗GPT 포 카카오'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 회동에서는 카카오톡의 대화 맥락과 챗GPT 간 연계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측은 "구체적인 논의 사항은 향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에는 경기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DX 인사이트 토크'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 행사는 삼성전자가 최근 챗GPT를 비롯해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3종을 임직원에 전면 개방한 직후 마련된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트먼 CEO는 AI 기술 발전이 업무 방식에 미치는 변화와 AI 기반 혁신 방향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며, 전영현·노태문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과도 별도 회동할 전망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한 후속 논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올트먼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쇄 회동을 갖고 각각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협력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미국 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4년간 5천억 달러(약 726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오픈AI는 이 프로젝트에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첨단 메모리 칩 공급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아울러 오픈AI가 한국 내 데이터센터 2곳 확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한에서 관련 협의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와의 회동 가능성도 업계의 이목을 끈다. 올트먼 CEO는 15일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해 최수연 대표와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8일 같은 장소를 찾아 AI 팩토리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어, 네이버가 자체 구축해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오픈AI와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이번 방한은 14일 저녁 입국해 15일 저녁 출국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 유럽 출장 중이어 올트먼 CEO와의 만남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방한 때 회동했던 SK그룹과의 일정 역시 촉박한 스케줄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