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사이 코스피는 10% 폭락과 3.26% 반등을 동시에 경험했다. 장중 최대 500포인트에 육박하는 변동폭을 보인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도, 모건스탠리는 AI와 반도체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다며 코스피 목표치 9000을 유지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8577.52(4.55%)까지 치솟았으나 정오 무렵 반락해 8080.99까지 내려앉으며 8000선마저 위협받기도 했다. 이후 오후 들어 재차 우상향하며 상승 마감했다. 전날 12% 넘게 급락했던 삼성전자(9.84%)와 SK하이닉스(0.98%)가 반등을 주도했고, 삼성생명·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시총 상위주들도 오름세에 가세했다. 코스닥도 전장 대비 17.79포인트(2.00%) 오른 909.31로 장을 마감하며 900선을 되찾았다.
전날의 급락은 복수의 악재가 겹친 결과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 '흔들렸지만 부서지지는 않았다(Shaken but Not Broken)'를 통해 "마이크론 약세와 정책 발언, 통화 긴축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낙폭의 배경을 진단했다. 한국 증시가 5월 20일 이후 26% 급등한 상태에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 탓에 일본 토픽스(-1.3%)나 대만 가권지수(-2.6%)보다 낙폭(-10%)이 훨씬 컸다는 설명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파생 자금까지 집중되면서 지수 변동폭이 구조적으로 증폭된 점도 하락 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는 이번 변동성을 약세장 전환의 신호로 보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를 "붕괴(breakdown)가 아니라 숨고르기(breather)"라고 규정하며, "메모리 반도체와 AI 주변 생태계 기업들의 제품은 여전히 핵심 병목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정책 방향과 AI 성장 스토리에 대한 추가 확인을 기다리는 단계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24일의 반등은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개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대거 유입됐고, 삼성전자는 90조원에 육박하는 자사주 매입 보도까지 더해지며 매수 수요가 집중됐다.
하반기 시장 환경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상반기보다 거칠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 불평등을 둘러싼 정책 발언의 불확실성,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가능성, 하반기 국민연금 자산 재조정 등이 잠재적 변동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국민연금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충격은 관리 가능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의지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코스피 기본 목표치 9000은 고수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1만500,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6500을 제시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반도체·지주사·AI 수혜 기술주와 금융·방산·헬스케어·고급 소비재 등 방어주를 함께 편입하는 '바벨 전략'을 권고했다. 성장주와 방어주를 양 축에 두고 변동성에 대응하는 구조다. 이틀간의 급등락이 보여주듯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단일 섹터 쏠림 대신 분산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시각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