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AI 관련주로 시장의 투자 자금이 집중되는 가운데, 실적 체력은 견조하지만 수급 소외로 주가가 짓눌린 업종들이 저가 매수의 적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7월 실적 시즌을 앞두고 조선·방산·화장품·피부미용·카지노 등 이른바 '실적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LS증권 염승환 이사는 24일 공개된 SBS 뉴스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 출연해 "실적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면서, 지금처럼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에 쏠려 있을 때 오히려 할인된 실적주를 선별해 담아두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추격 매수보다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저평가 업종의 선두에는 조선주가 꼽혔다. 염 이사는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등 업종 대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실적주에서는 시가총액이 크고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원칙도 함께 강조했다. 실제로 증권가 일부에서는 2026년 하반기 주도 업종 대안으로 조선·기계·방산을 포괄하는 '조방원(중공업·자본재 밸류체인)' 섹터를 꼽고 있어 이 같은 시각과 맥을 같이한다.
방산주 역시 주목 업종으로 제시됐다. 현대로템은 수익성이 뒷받침되고 있음에도 수급이 반도체로 이동하면서 주가가 억눌려 있다는 평가다. 염 이사는 "7월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 결국 시장은 다시 실적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실적 가시화 시점을 전환점으로 지목했다. 방산 업종은 올해 커버리지 기업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진 상황이다.
화장품 업종에서는 한국콜마가 추천 종목으로 거론됐다.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한 수주 기반이 탄탄한 데 비해 주가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K-뷰티의 수출 구조가 중국 중심에서 북미·일본 등으로 다변화된 흐름 속에서, OEM·ODM 기반의 제조사들은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주문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수혜를 이어가고 있다.
피부미용 기업 휴젤과 카지노 업종의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도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으로 함께 언급됐다.
반면 최근 급등세를 보인 로봇·우주항공 관련주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염 이사는 "이들 종목은 실적이 아닌 기대감과 이벤트로 움직이는 모멘텀주"라며, 단기 급등 이후 추격 매수에 나설 경우 고점에 물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반도체에 대한 장기 긍정론은 유지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주가가 이미 상당 부분 오른 만큼 추가 진입 전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고 봤으며, 반도체 투자가 처음인 투자자라면 삼성전자 우선주를 진입점으로 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투자 방식으로는 분할 매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좋은 기업이 더 싸질 때 추가 매수할 수 있도록 미리 쇼핑리스트를 만들어 두고, 시장이 흔들릴 때를 대비해 여력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우량 기업을 싼값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