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스닥에 입성한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부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티커명 SPCX)는 공모가 135달러 대비 19.22% 오른 160.9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기업가치 약 2조 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76.5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스페이스X의 화려한 증시 데뷔는 시장 전반에 상승 동력을 불어넣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3.51포인트(0.70%) 오른 51,202.26에 마감했고, S&P 500지수는 37.16포인트(0.50%) 상승한 7,431.4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79.18포인트(0.31%) 오른 25,888.84로 장을 닫았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 상승하며 역대 장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로 555만 6,000주를 매각해 역대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세웠다. 상장 개시가는 150달러로 공모가 대비 약 11% 높게 출발했으며, 장중 내내 강세를 이어갔다. 2002년 설립 이래 누적 손실이 413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이처럼 시장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은 머스크 효과와 우주·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는 앞서 올해 2월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하며 챗봇 그록(Grok)과 소셜네트워크 X(옛 트위터)까지 품게 됐다.
수로 캐피털의 마크 클라인 최고경영자(CEO)는 "한동안 잠잠했던 IPO 행렬이 이제 봇물처럼 터지는 양상"이라며 "스페이스X의 대성공은 향후 상장을 준비하는 시장 주도 기업들의 풍향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시 상승세를 이끈 또 다른 축은 미국과 이란 간의 외교적 돌파구였다.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이란 간 최종 합의문이 도출됐다"고 밝히며 "평화가 이처럼 가까워진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양해각서(MOU) 서명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포함한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3%대 급락했다.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은 3.37% 내린 배럴당 87.33달러로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도 3.23% 하락한 84.88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낮추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소비자 심리지표도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미시간대가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 심리지수 예비치는 48.9로 역대 최저였던 전월(44.8) 대비 반등했다. 연구진은 6월 초 이후 휘발유 가격 하락이 특히 저소득 가구의 소비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비자 심리는 올해 1월 대비로는 여전히 13% 낮은 수준으로, 물가 부담에 대한 경계감은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와 빅테크 종목은 온도차를 보였다. 시티그룹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AMD는 4% 넘게 올랐고, 테슬라도 1.82% 상승하며 시가총액 1조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단기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0.16%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소폭 하락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애플은 1.52% 내렸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면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2bp(0.01%포인트) 오른 4.48%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와 금 현물 가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