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집값 급등이 불씨…상반기 700명 분당으로 주거지 옮겼다

반도체 산업 호황을 배경으로 동탄 아파트값이 수직 상승하면서, 시세 차익을 손에 쥔 실수요자들이 분당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수치로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단순한 집 매수를 넘어 실거주지까지 함께 옮기는 사례가 늘어나며, 이 같은 갈아타기 현상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동탄 집값 급등이 불씨…상반기 700명 분당으로 주거지 옮겼다
ⓒ 동탄 아파트 전경

행정안전부 지역별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탄구에서 분당구로 전입한 인구는 69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9명 대비 220명(45.9%) 증가했다. 2023년 475명, 2024년 509명 수준에서 400~500명대를 유지하던 이동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600명을 넘어서며 관련 집계 시작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한 것은 동탄구의 가파른 집값 상승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에 1.56% 상승한 데 이어 6월에는 무려 8.16%까지 상승 폭이 확대됐다. 7월 셋째 주까지도 2.27%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집값 상승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단기간에 전례 없는 오름세가 나타난 것이다.

집값 상승으로 자금 여력을 확보한 동탄 거주자들은 곧바로 분당 부동산 매수로 이어갔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성시 거주자의 분당 집합건물 매수는 2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5건 대비 75.9% 늘었다. 같은 기간 분당 전체 집합건물 거래 증가율인 42.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동탄구 주소가 별도 집계된 올해 2~6월 기준으로는 화성시 거주자의 분당 집합건물 매수 201건 중 164건, 즉 81.6%가 동탄구 주민에 의한 것이었다.

분당으로 이주한 인구는 30~40대 자녀 동반 가구가 대다수였다. 연령별로는 30~39세가 222명으로 가장 많았고, 0~19세 아동·청소년 186명, 40~49세 160명이 뒤를 이었다. 49세 이하 인구가 전체 이동자의 81.3%를 차지하며 서울, 강남3구, 용인 수지구보다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가 분당의 학군 경쟁력을 보고 이주를 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주 목적지는 판교와 기존 분당신도시 지역에 집중됐다. 상반기 기준 운중동으로 옮긴 주민이 79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현1동 66명, 정자1동 57명, 판교동 49명, 이매1동 43명 순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서현1동이 두드러졌으며 운중동과 구미1동도 큰 폭으로 늘었다.

분당으로의 이동세는 다른 상급지와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같은 기간 동탄에서 서울로 이동한 인구는 11.7%, 강남3구는 11.8%, 수지구는 17.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분당은 45.9% 증가해 모든 비교 지역을 압도했다. 월별로도 4월 69명, 5월 86명, 6월 90명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 반도체 배후 지역으로 묶이는 용인 기흥구와 수지구 거주자들까지 포함하면 분당으로의 이동 규모는 더 커진다. 이들 3개 지역 주민의 분당구 집합건물 매수는 1년 새 6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과천시 집합건물 매수도 같은 기간 2.3배 이상 늘어나, 반도체 권역 자금이 경기 남부 선호 지역 전반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동이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실거주 중심의 갈아타기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반도체 업종 종사자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있어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분당의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이동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탄발 가격 강세가 분당·수원 영통·용인 기흥구 등 인근 선호 지역으로 연쇄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갈아타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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