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하면 주택 최대 48% 는다"…서울시, 준공 59곳 분석해 효과 입증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도시재생 중심의 주택정책이 오늘날 서울 주택 부족의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서울시는 이 기간 동안 기존 정비구역 389곳이 대규모로 해제됐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이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거정비지수제 도입 등으로 신규 구역 지정 요건이 강화되면서 서울의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하면 주택 최대 48% 는다"…서울시, 준공 59곳 분석해 효과 입증
ⓒ 연합뉴스

서울시는 7일 오세훈 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공급 부족의 원인에 대한 현황 보고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정비사업의 주택 순증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고, 김용범 정책실장도 재개발·재건축이 단기 공급의 만능키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정부 기류에 정면으로 반론을 제기하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은 것이다.

보고서의 핵심은 정비사업의 실질적 공급 증대 효과에 관한 분석이다.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과 비교해 주택 수가 평균 3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재개발이 27.4%, 재건축이 44.2% 각각 늘었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착공 목표로 관리 중인 253개 정비구역에서는 기존 주택 수보다 39.2%의 순증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재개발 대상지는 29.7%, 재건축 대상지는 48.5%의 주택이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은 기존 주택을 단순히 허물고 다시 짓는 방식이 아니라 도심 안에서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가용 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주택공급 창구라고 설명했다.

공급 위축의 배경으로는 과거 정부의 규제 누적도 지목됐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 잇따르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추진 기간도 길어졌다.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35층 이하 일률적 높이 규제와 '역사·문화 흔적 남기기' 등 각종 개발 억제책도 정비사업 추진 여건을 전반적으로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정비사업장은 26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서울시는 정부에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법령 개정을 재차 건의했다.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1.2배),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3년 유예, 이주비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 40%에서 70%로 완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5%에서 70%로 하향 조정 등이 주요 건의 내용이다.

제도 개선과 함께 행정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담겼다. 서울시는 단계별 행정 처리기한을 명확히 규정하는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는 병행처리를 확대해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은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택공급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오세훈 시장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전세 매물 감소, 월세 부담 증가, 민간임대 공급 위축 등의 현장 의견도 정부에 전달해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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