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감소와 전세 부담 가중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간 상승폭도 집값 급등기로 꼽히는 2021년을 뛰어넘으며 최근 5년 중 최고치에 올라섰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203.5(2017년 11월=100 기준)로 전월 대비 2.50%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79%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던 2021년 6월(2.44%)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왔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6월 서울 아파트값은 5.8% 상승했으며, 강북 14개 구가 6.6%로 강남 11개 구(5.0%)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미 가격 수준이 높은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으로 실수요가 먼저 유입된 결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 전역이 일제히 상승했다. 동북권이 전월 대비 2.74%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서북권 2.73%, 동남권 2.52%, 서남권 2.41% 순으로 모두 2%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도심권은 0.57%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서남권이 14.92% 상승해 가장 높았다.
면적별로는 전용면적 85㎡ 초과~135㎡ 이하 중대형이 전월 대비 3.05% 뛰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형(60㎡ 이하)은 2.67%, 중소형(60㎡ 초과~85㎡ 이하)은 2.53%, 초소형(40㎡ 이하)은 1.99% 각각 올랐다. 반면 전용 13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는 0.33% 내렸다.
전세 시장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지수는 144.8로, 전월보다 1.28% 상승하며 4개월 연속 1%대 오름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8월 이후로는 11개월 연속 상승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1.28% 올랐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1.56%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도심권 1.35%, 서남권 1.34%, 서북권 1.26%, 동남권 0.98% 순이었다. 면적별로는 중소형(60㎡ 초과~85㎡ 이하)이 1.4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세입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매매 전환에 나서면서 중저가 아파트부터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이후 갈아타기 수요가 상급지로 옮겨가는 흐름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 감소가 본격화된 데다 공사비 상승과 정비사업 지연까지 겹쳐 공급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도 상승세의 구조적 원인으로 꼽힌다.
7월 매매 거래 동향을 보면, 이달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234건으로 6월(5265건)보다 0.6% 감소했지만 2개월 연속 5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최종 집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중저가 주택으로의 수요 쏠림이 다시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7월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81.2%로, 6월(76.3%)에 비해 4.9%포인트 확대됐다. 노원구, 중랑구, 강서구, 구로구, 성북구, 은평구 등에서는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95%를 웃돌았다. 앞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4~5월에 고가 아파트 거래가 집중됐다가 이후 잦아든 반면,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중저가 실수요가 다시 매수에 나선 결과다.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 활용이 가능해 실수요가 가장 두텁게 형성되는 가격대로, 대출 규제 환경에서도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